마이클 볼튼 내한공연 후기 - 서울 2차 콘서트 K2, 소향
브라운 아이드 소울 이전에 블루 아이드 소울이 있었다. 흑인이 아닌 그를 대중은 그렇게 불렀다. 푸른 눈에 흑인 소울을 가진 자, 마이클 볼튼의 공연을 다녀왔다. 2023년 1월 15일 일요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서울 2차 마이클 볼튼 내한공연 후기다.
1차 내한 공연 기사를 본 건 아침이었다. 게스트 두 분의 공연 시간이 마이클 볼튼의 본 공연보다 길어서 공연 시작 2시간이 지나서야 마이클 볼튼을 만날 수 있었던 것과 나쁜 음향(하울링이 대표적)으로 혹평을 듣고 있었다. 거기다 인터미션 안내도 없이 두 번의 무대 교체 시간 동안 관객을 기다리게 했다는 점 등등, 마이클 볼튼의 단독 콘서트로 홍보한 내한공연 후기 평점이 2점대를 기록하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10점 만점에 2점대. 그 후 후기를 찾아 봤는데, 혹평 속에도 마이클 볼튼은 좋았다는 내용이 대부분이었다.
후기를 보고 한편으로는 걱정이, 다른 한편으로는 기대가 되었다. 음향이 걱정이었고, 게스트를 오래 볼 수 있다는 기대를 했다. 가수 소향(분)이 게스트인 점이 내한공연을 예매한 이유 중 하나였기 때문이다. 소향의 노래를 오래 들을 수 있다는 기대 말이다.
내한 공연의 게스트는 K2 김성민(분)과 소향이었다. 음향 부분을 이야기하면, 무대와 상당히 가까운 자리였는데, K2 김성민의 공연에서 드럼 베이스가 너무 크게 느껴졌다. 본 공연에서 걱정이 되는 부분이었다. 그리고 하울링도 아주 약간 있었고, 고척스카이돔 특성으로 큰 잔향이 느껴졌다. 리버브에 더해 1초 딜레이가 있는 듯했다.거기에 플러스 잔향. 좋은 조합은 아니였다. 스피커와 먼 자리였다면 분명 후회를 했을 것이다. -뇌피셜이지만 딜레이 스피커를 설치하지 않은 듯.-
K2 김성민은 데뷔 30주년이 된 배테랑 답게 좋은 무대 매너와 멘트 그리고 준수한 노래를 보여주었다. 세월의 흔적은 어쩔 수 없었지만, 음끌기로 많은 환호를 받았다. 마이클 볼튼의 무대를 더 즐기게 해드릴 게스트로 나왔다는 멘트를 보니 전날의 피드백이 전달이 된 듯했고, 중간 중간 너무 길면 민폐가 된다는 멘트도 했다. 기억에는 5곡을 부른 것으로 기억하는데, 오케스트라와 K2 밴드로 약 15명의 인원으로 라이브 밴드 무대를 채웠다는 점에서 박수를 보낸다.
짧은 사회를 본 이필모(분)을 이야기 해야겠다. 공연 시작을 알리고, K2 김성민의 공연이 끝나고 다시 무대에 섰다. 2013년 1월 14일 마이클 볼튼 내한 공연에 대한 사과와 함께, 전날에는 비어있던 무대 변경 시간을 매꾸기 위해 나왔다고 했는데, 멘트의 소진으로 MR도 없이 뮤지컬 넘버를 불러서 시간을 매꿨다. 짧은 노래였지만 탄탄한 소리를 들려주었고, 자신도 어이가 없는지 조금의 실소를 하는 모습을 보였는데, 노래와 노력이 멋있었다.
소향도 게스트를 강조하는 멘트가 있었고, 기대와 다르게 3곡을 불러주었다. 그 중 한 곡은 페토라(분)과의 듀엣이었다. 너무나 유명한 소향의 고음을 마지막 곡(Oh holy night)에서 보여주었는데, 그냥 놀랐다.(ㅇ.ㅇ) 온몸을 전율 시키는 고음이었는다. 더 놀란 지점이 있었는데, 그 음을 내기 전 무릎을 꿇는 퍼포먼스를 했고 그 상태 그대로 초고음을 불렀다는 점이다. 가수는 하체의 힘을 이용하여 노래를 부른다고 알고 있었는데, 하체의 힘이 없는 상태에서도 그런 고음을 냈다. 소향의 고음 발성이 전세계적으로 극찬 받는 이유를 단번에 보여주었다. 음향(스피커) 상태로 인한 저음과 중음의 잔향만 없었다면 최고였을텐데 아쉬움이 들었다. 고음에서는 놀라서 잔향이고 뭐고 느끼지 못했다. 뮤지컬에서 톤과 감정에 놀라는 경우는 있어도, 고음에 놀라는 경우는 없었고, 조수미(분) 때에도 놀라지는 않았는데, 한마디로 대단했다.
게스트 공연은 1시간 안쪽으로 끝이 났으며, 20분 가량의 쉬는 시간이 있었는데, 안내가 늦게 나와 작은 불만이 여기 저기서 들려왔다.
기다리던 마이클 볼튼 공연이 시작 되었다. ’Stand by Me’와 함께 등장했는데, 2022년 5월에 방송된 아메리칸 송 콘테스트 보다 세월의 흔적이 느껴져 살짝 움찔했다. 69(미국나이)세인 그의 몸 동작 하나 하나가 나이를 이야기하고 있었다. 그에 비해 그의 목소리는 건강한 소울로 가득차 있었다. 왜 블루 아이드 소울인지 증명하듯이 말이다. 이쯤 되니 잔향도 문제가 되지 않았다. 아니, 잔향이 들리지 않았다. 톤에서 나오는 고귀함이 있었고, 글을 작성하는 지금도 마이클 볼튼의 라이브 음원을 듣고 있는데, 당시 들었던 노래가 나오면 몸에 소름이 살짝 살짝 돋는다. 1시간의 공연은 좋았고, 소향과의 듀엣을 보지 못한 것은 단지 나의 욕심이라 하겠다.
마이클 볼튼은 30대 초반까지 수많은 실패로 고통의 길을 걸어왔다. 밴드 보컬에서 보이스 특화 가수로 변신 후 승승장구 했는데, 비평가들은 성공을 답습한다며 질타했다. 하지만 지금은 어떠한가? 지금의 마이클 볼튼의 한걸음 한걸음이 도전이고 변화 아닌가? (69세에 오디션 프로그램이라니..
)대중의 사랑이 없는 가수가 얼마나 처참한지 너무나도 잘 아는 그이기에 그 영겁의 시간이 그를 아직도 무대에 오르게 하는 듯하다. 청중앞에서 노래하는 것이 단연 최고라 말하는 그가 오래오래 노래했으면 한다.
만족할 만한 공연과 이태원 참사를 언급하며 1분 간의 묵념의 시간을 가져준 것에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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