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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베토벤 두 번째 후기 - 박효신 캐스트

REVIEWS/ 영화 & 공연 & 여행 이야기 2023. 1. 22.

뮤지컬 베토벤은 예술의 전당에서 3월 26일까지 공연한다.

프리뷰 공연과의 차이점도 궁금했지만 박효신(분)의 팬으로서 박효신의 베토벤이 궁금했다. 커튼콜 데이인 점도 취소하지 않은 이유였지만, 극의 평가가 좋지 않아도 다시 보게 하는 힘이 박효신에게는 있었다. 그 덕에 베토벤 뮤지컬을 두 번 보게 되었고, 조금은 자세한 후기다.


베토벤 뮤지컬 중 루디비히 반 베토벤이 괴테를 짧게 언급하는데, 배우 마다 대사가 다르다. 박효신(분)의 경우는 “괴테에게 안부를 전해주세요.” 다른 주인공 박은태(분)은 “괴테 안 씻어요.”라는 대사를 사용한다. 대사의 수정이 있을 수 있지만 굳이 했을까 싶다. 실제로 베토벤과 괴테는 서로의 재능을 존중하고 좋아했지만, 좋은 사이로 남지는 못했다. 자의식 과잉의 베토벤과 과한 존중의 괴테는 너무 달랐기에, 깍아내리는 사이가 된 일화는 유명하다. 박은태의 대사와 배역 컨셉이 맞게 느껴지는 부분이었다.

베토벤 뮤지컬 초연 후기 글에서 베토벤의 대표 배우는 박은태로 기억될 것이라고 했었다. 박은태가 베토벤 역에 더 어울리기도 했지만, 베토벤을 공부한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고, 다른 한편으로는 박효신의 루드비히 반 베토벤은 보이스와 애튜티드가 너무 부드러웠다고 할 수 있겠다. 괴테를 언급하는 대사가 대표적이다. 매너가 좋아 괴팍한 베토벤으로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웃는 남자’에서 그렇게 커 보였던 박효신이 베토벤에서는 이상하리만큼 왜소해 보이며, 어울리지 않는 옷을 입고 있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연기는 나쁘지 않았다. 캐릭터와 어우러짐에 대한 작은 아쉬움이었다.

최고의 가수이기에 당연하게도 노래를 너무 잘했다. 넘버에서는 안정감이 돋보였는데, 어떻게 모든 음이 저렇게 안정감이 있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말이다. 안타레스의 오토튠이 성대에 있는 느낌이었다. 거기에다 웃는 남자 때보다 발음이 좋아졌다. 천재가 노력을 하니 끝도 없이 성장한다는 말이 맞는 듯했다.  아주 살짝 아쉬운 부분이 있었는데, 1막 마지막 넘버에서 짧은 샤우팅적 고음을 내는데, 무대의 화려함에 가려졌지만, 모든 곳에서 완벽하던 그의 목소리가 살짝 불안했다. 그 1초를 제외하고는 모든 넘버에서 완벽했다.  

뮤지컬 베토벤은 예술의 전당에서 3월 26일까지 공연한다.

어떤 영역이든 수준이 높아지면 퀄리티보다는 취향의 차이로 구분을 짓게 된다. 박은태 보컬에서는 애절함과 찌르는 짜릿한 싸우팅 적 높은 고음을 보여줬다면, 박효신은 감미로운 목소리와 트레이드 마크인 음 끌기를 보여주며 열정적인 무대를 만들었다. 각자의 개성이 돋보이는 좋은 무대였다. 

박효신의 노력이 특히 눈에 보였는데, 뇌리에 박히는 넘버가 없다 보니, 음 끌기를 이용한 박효신 보컬의 힘으로 임팩트를 만드는 모습이었다. 세 개의 넘버에서 보여 주는데, 박효신 입장에서는 자신을 보기 위해 온 관객에게 어떻게든 좋은 무대를 만들기 위한 노력일 것이다. 박효신의 능력은 대단했고, 관객들의 큰 환호가 그것을 증명했다. 넘버보다 무대가 남았고 박효신이 남았다.

 

 

뮤지컬 베토벤이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하는 이유는 함축적인 급격한 결말과 매력 없는 베토벤 캐릭터를 꼽을 수 있겠다.  결말부터 이야기를 해보면, 베토벤은 안토니가 아이들 때문에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고, 안토니 브렌티노를 포기한다. 사랑도 실패하고 청력도 잃어버린 베토벤은 부서진 피아노와 함께 술에 찌들어 버린 폐인의 모습으로 등장 후 동생 카스파와 재회하고 자신의 무례함을 사과한다. 카스파는 사과를 받아들이고, 베토벤은 사과받아준 동생에게 고마움을 이야기한다.  

그 후 2막의 하이라이트 부분인 너의 운명2 넘버가 시작된다.  혼령들의 “세상에 없는 음악을 만드는 것이 너의 운명”이라는 가사와 함깨 “고통도 절망도 날 막지 못해, 자유 그것이 나의 운명이야” 벤토벤의 가사로 이겨냄을 설명을 한다. 화려한 무대에 베토벤이 피아노를 타고 올라가며 사라지는 모습까지 연출한다. 그 다음 이어지는 장면이 바로 베토벤의 장례식이다.  가사를 봤을 때 사랑의 실패도, 청력 손실의 아픔도 이겨내고 우리가 알고 있는 천재 작곡가 배토벤을 설명하고 싶었던 것으로 보인다. 의도는 알겠으나, 하나의 넘버로 그 모든 것을 다 설명하고 마무리하려는 너무나도 불친절한 ‘자의식 과잉’ 베토벤 같은 뮤지컬이 되어버렸다.  

또한 동생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그 무너진 모습 때문에 음악이 아닌 동생을 통해 이겨낸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자신들이 보여주고 싶은 엔딩조차 제대로 이끌어 가지 못했다. 동생에게 갑자기 사과하는 이유라도 넣었어야 했다. 단지 대사로 대신하는 것 말고 넘버로 말이다.사랑을 의심하고 동생의 사랑을 부정하고 핍박했던 모습에서 안토니를 통해 진정한 사랑을 느낀 베토벤으로의 변화 말이다. 그것을 단지 대사로 대신한다.  이 부분에서도 갈등을 예시하는 듯한 대사가 이어진다.”저 인간은 우리를 몇 년간 거들떠보지도 않았어요. 카스파, 내 말 명심해요!!” 카스파가 형의 작업실을 떠나면서 “형 내일 다시 올게” 등등 관객은 혼란스러운 상태에서 베토벤의 장례식을 보게 된다. 

 

뮤지컬 베토벤은 예술의 전당에서 3월 26일까지 공연한다.


웃는남자로 이야기해보면, ‘부자들의 낙원은 가난한 자들의 지옥으로 세워진 것이다.’란 카피 문구를 써가며, 가난한 자에서 높은 귀족이 된 그윈플랜의 멋진 항쟁으로 그려질 것 같은 스토리라인이지만, 갑작스러운 결말은 모든 것을 잃어버리는 주인공일 뿐이었다. 스토리의 호불호는 강했지만 스토리라인을 벗어나지 않는 결말과 그윈플랜의 주옥 같은 넘버로 호평이었다. 반면 뮤지컬 베토벤은 돈, 청력 상실, 귀족과의 불화, 유년기 아버지의 핍박, 동생인 카스파를 핍박하는 베토벤 등등도 이야기하려 한다. 거기에 실패한 불멸의 사랑이야기까지. 너무 많은 이야기를 하다 보니 중구난방의 흐름이 된 상태에서 갑작스러운 베토벤의 죽음은 당황스러울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스토리는 포기하더라도 넘버가 좋았다면 낮은 평가를 받지 않았을 것이다.  

다음으로 캐릭터의 매력을 이야기해보자. 베토벤 뮤지컬에서 베토벤은 어떤 매력을 지녔는가? 천재 작곡가라는 것 하나밖에 없다. 그것도 베토벤이라는 이름에서 오는 것이지 장면이나 설명이 없기에, 캐릭터에서 오는 매력이 없다. 단지 자신의 곡을 BGM으로 사용한 귀족들에 대한 불만이 가득한 예술가일 뿐이다. 실존 인물 베토벤은 어떠했나? 베토벤 이전과 이후로 나뉘는 것이 바로 음악에 대한 귀족의 태도이다. BGM으로만 치부되던 연주를 공연으로 만든 장본인이고 청력을 잃어버린 후에도 명곡들을 쓴 예술가이다. 그런 캐릭터가 뮤지컬에서는 단 하나도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처음부터 결말 직전까지 뮤지컬에서의 베토벤은 실패만 한다. 귀족 앞에서의 실패, 청력 상실로 인한 콘서트홀에서의 공연 실패, 사랑에 실패 등을 연속적으로 보여주니 매력이 있을 수가 없다. 귀족들을 변화시키는 베토벤의 무대가 하나만 있었더라도 내 평가를 달라졌을지 모른다.

안토니 브렌티노는 어떤 매력이 있는가? 아이 셋을 사랑하고 예술을 좋아하는(예술을 좋아한다는 것도 단지 대사 한줄로 이야기한다.) 아름다운(이것도 대사로) 유부녀일 뿐이다. 그렇다면 다른 캐릭터는 매력이 있는가? 없다고 단언할 수 있다. 그 많은 캐릭터 중, 데스노트의 ‘엘’, 엘리자벳의 죽음과 루케니, 웃는남자의 ‘우르수스’와 같은 매력을 지닌 케릭터는 없다 캐릭터보다 배우가 기억에 남는 이유가 여기 있다. 

프리뷰 공연과의 차이도 궁금했는데, 커튼 콜에서 노래가 추가되었다.(박효신 보이스의 안정감과 단단함 그리고 호흡은 정말 감탄스럽다. ) 그리고 음향. 확실히 프리뷰보다 또렸했다. 욕조신을 포함해 다른 수정은 보이지 않았다. 아. 키스신이 확 줄었다는 정도.  

뮤지컬에서 베토벤이 음악으로 고통을 이겨냈듯이, 뮤지컬 베토벤은 박효신을 통해 이겨냈으면 한다. 박효신 만이라도 매진 행렬을 해서, 재연에서는 수정된 스토리와 넘버로 만났으면 좋겠다. 베토벤의 비밀 서랍속 절절한 편지의 연인은 아직도 풀리지 않은 좋은 소재이니까 말이다. 재연이 된다면 그것은 온전히 박효신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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