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린이의 타이틀리스트 620mb 후기 그리고 국내 정품 차이
조카의 권유로 시작한 골프, 3달이 되었다. 골프가 어렵다 어렵다 해서 그 난이도를 확인하고 싶기도 했고, 조카에게 훈수하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 그러다 골프에 빠졌다. 재미가 들리고 받은 채인 겔로웨이 X-14(출시 년도가 20년 전이다.)를 손에서 놓고 나만의 채를 잡고 싶었다. 정보의 바다에서 정보를 찾아 해맷고, 타이틀리스트 620MB를 구매했다.
타이틀리스트 브랜드는 알고 있었다. 타이틀리스트가 국내 업체인 휠라에 2011년 인수됐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그러면서 브랜드 가치가 조금 떨어졌다는 중급 골퍼의 이야기를 듣고 그냥 그러려니 했지만, 막상 채를 검색하고 보니 남자는 타이틀리스트라는 공식이 있을 정도로 국내 인기가 높았다. 처음부터 타이틀리스트를 생각한 건 아니였다. 여러 브랜드를 보던 중 디자인이 가장 끌리는 제품이 타이틀리스트였다. 그 중에서는 머슬백 아이언인 620MB는 열롱하다는 단어가 떠오를 정도로 내 마음을 사로 잡았다.
620MB 구매 예정자가 걱정하는 것은 타이틀리스트 620MB가 머슬백 아이언이라는 것이다. 아이언의 종류에는 정확하게 이야기하면 제작 방식에는 단조, 주조가 있고, 요즘은 주조보다는 단가가 조금 나가지만 단조를 선호한다고한다. 주조는 그냥 틀에 찍어 내는 걸 말하고, 단조는 망치로 두드리며 철을 단단하게 만드는 방식을 말한다. 옛날 대장장이 방식이라고 보면 되겠다. 두드리면 두드릴수록 철이 강해진다는 이야기. 그 단조 방식 중에는 캐비티백과 머슬백과 요즘 나오기 시작하는 중공구조가 있다. 머슬백은 속이 꽉 차있는 방식으로 미려한 디자인이 가능하고, 캐비티백은 중간은 비워서 만드는데, 골프채를 보면 헤드 뒷면이 비어있는 걸 볼 수 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그 빈 부분은 텅스텐 등으로 채운 것이 중공구조 아이언이다. 우선 장점은 머슬백은 속이 꽉차있고 가장 클래식한 아이언이고 손맛이 가장 좋다고 알려져 있다. 캐비티백의 장점은 관용성인데, 골프를 시작하기 전에는 관용성이 뭐야 했는데 골프채 헤드 부분 어디에 맞아도 앞으로 비슷한 거리를 보내는 채들을 관용성이 높다고 표현한다. 캐비티 백은 관용성이 좋다. 중공구조 아이언은 캐비티 백과 머슬백의 장점을 모으려고 시도하는 제품으로 캐비티 백의 장점인 관용성과 머슬백의 타감을 구현하기 위해서 나온다고 하더라. 단점도 있는데, 머슬백의 장점이자 단점이 관용성 제로라는 것이다. 미스샷을 바로 피드백 해주기 때문에 자신의 샷을 점검하기에 좋다는 것. 그러면서 샷 메이킹이 가능하다는 것 슬라이드, 훅, 드로우, 페이드등 사용자에 스킬에 맞게 공이 나간다는 것이다. 캐비티 백과 중공구조 아이언은 어딜 맞아도 비슷하게 나간다는 것이 단점이 될 수도 있겠다. 그래서 머슬백 아이언이 고수의 아이언으로 알려지게된 계기인 것 같다. 초보자에게는 샷메이킹이 필요없기 때문에 당연히 캐비티 백과 중공구조 아이언을 추천받는 것이다. 그리고 타감은 텅 빈 타감이 단조 아이언과 비슷하다고 한다. 그렇다면 중공구조는 장점만을 모아놓았으니 타감이 좋다? 그런 것은 아니다. 머슬백은 더 이상의 기술발전이 없다면, 중공구조 아이언은 이제야시작 단계이기 때문에 그 결과 아직까지 머슬백의 타감을 따라오긴 멀었다는 중론이다. 특유의 더러운 타감이 있다고 한다.
그런데도 머슬백 620MB를 선택한 것은 머슬배을 경험하지 않으면 미련을 버리지 못한다는 이야기때문이었다. 그리고 모든이가 칭송하는 타감이 정말 궁금했다. 물론 비거리가 줄어든다고는 했는데, 그 이유가 클래식 로프트 이기 때문이다. 로프트란 골프채의 헤드 각도를 이야기하는데 , 최근 나오는 초급/중급 아이언들은 로프트를 낮춰서 거리를 멀게 나가게 만든다고 한다. 한마디로 상술인데, 아이언의 특성을 알아야 한다. 골퍼가 거리를 맞추는 것은 그 거리에 맞는 힘을 쓰는 것이 아니라. 일정한 스윙을 하고, 아이언의 각도로 거리를 조절한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각도가 높을 수록 탄도는 높다. 공이 높이 뜨고 높이 뜸으로써 그린에 서는 경우가 더 많은 것이다. 그래서 드라이버의 비거리를 늘리려고 노력하는 것이다. 그런데 35도를 31도로 해놓고 비거리가 많이 나간다고 하는 것이 얼마나 웃긴가. 그런데도 그 마케팅이 브릿지스톤 v300의 성공을 만들었고, 다들 그 추세를 따라가고 있다. 그러니까 7번 아이언이 얼마나 간다는 건 골프에서 아무 소용이 없다는 것이다. 그리고 문제가 되지 않는 것은 x-14 20년이 된 채의 로프트가 클래식 이라는 점이었다. X-14로 160 이상을 쳐봤기 때문에 자신감이 있었다. 그래서 서슴없이 구매를 했다.
문제는 다른 곳에 있었다. 샤프트를 고려하지 않은 것이다. X-14의 샤프트는 95R이었는데, 타이틀리스트 620MB의 기본 샤프트는 다이나믹 골드의 S200이었다. 이렇게 들으면 뭐가 다른지 모를 것이다. 나도 그랬다. 헤드가 중요한 줄 알았다. 95R의 뜻은 레귤러 샤프트의에무게가 95그람이라는 뜻이다. S200은 200그람이라는 뜻은 아니고 S강도를 가진 200시리즈 인데, 그람으로 따지면 129 그람이다. 이걸 구매하고 들고 와서 알았다. 강도는 알고 있었지만, 기본 샤프트가 129그람 일 것이란 생각을 못했다. 연습장에 들고 가서야 뭐야 왜 이렇게 무거워? 하고 검색을 해보고 알았다. 이 얼마나 바보 같은 일인가.. 34그람의 차이가 뭐 그렇게 크겠어? 라고 한다면, 오버를 조금해서 장난감 채와 골프채를 들고 있는 기분이 들었다. X-14 겔로웨이는 헤드 무게가 느껴진다면, 타이틀리스트 620MB는 샤프트의 무게가 느껴지는 느낌이었다. 처음 며칠은 힘든 느낌이 있었지만, 채의 무게를 이용해서 치게 되면서 괜찮아 졌다. 129그람이라고 해도 드라이버가 당기는 힘보다는 적었다.
한 달 정도 연습을 했고, 4번 아이언은 스크린 기준으로 180~190m를 7번 아이언은 140~150m을 보고 치고 있다. x-14때도 정확도는 괜찮았는데, 페이드가 드로우로 바뀐 정도가 차이점이라 하겠다. 타구음은 확실히 620MB가 좋은데, 타구감은 사실 아직까지도 잘 모르겠다. 쫀득하게 맞아 간다는 느낌은 있지만, 이 것이 딱히 x-14보다 막 월등하게 좋다 이런 건 아니었다. X-14가 20년이 된 채인데, 나쁘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디자인이 엉망이지만 말이다. 620MB는 디자인 하나 만으로.. 보고만 있어도 좋다. 눈에 들었다면 손에 쥐어보라. 차이점이 또 하나 있는데 헤드가 정말 작다. x-14보다 두배는 작게 느껴진다.
아. 앞서 언급한 피드백.. 뼈져리게 느끼고 있다. 정타가 맞으면 감각이 없는 듯 쫘악 맞아 가지만, 미스샷이 났다면 x-14에 비해 월등하게 피로감을 준다. 그러니 정타를 때릴 수 밖에 없다. 이것도 어찌보면 장점이지 않을까.
620MB는 병행 또는 국내 정품으로 구매를 해야하는데, 차이점은 A/S가 된다는 점이다. 골프채의 각도나 헤드의 변형등을 A/S 받을 수 있다고 한다. 정품인증은 타이틀리스트 홈페이지에서 가능하고, 국내 정품의 경우 헤드의 옆면에 레이저 각인으로 번호가 새겨져있다.
620MB는 타이틀리스트의 머슬백_최종버전 이 될 가능성이 높다. 후속이 나와야 하는 시간도 한참 지났고, 타이틀리스트쪽에서는 후속이 나올 예정도 없다고 하니 나의 마지막 아이언으로 완벽하다. 물론, 디자인이 더 좋은 채가 나온다면 모르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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