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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오펜하이머 간략 후기 [노 스포]

REVIEWS/ 영화 & 공연 & 여행 이야기 2023. 9. 7.

원자폭탄의 아버지 오펜하이머의 전기 영화

한 사람의 인생을 들여다보는 것은 참으로 힘든 일이다. 웃는 모습보다 얼굴을 찡그린 모습을 더 자주 봐야 하기 때문이다. 영화 ‘오펜하이머’도 오펜하이머의 심각한 얼굴로 시작한다. 조짐이 좋지 않음을 암시할 수 있다. 그리고 그의 마지막 얼굴도 그렇게 썩 좋은 표정은 아니었다. 

과학의 세계가 다시 조명을 받고 있다. 최근 국내 연구진의 ‘초전도체’로 더욱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고, 그 물결이 영화 ‘오펜하이머’에도 이어지는 것 같다. 놀란 감독의 과학에 대한 관심이 대중의 욕구에 맞물려 큰 흥행을 하고 있고, 평론가의 평가도 좋다. 믿고 보는 감독이라. 영화관을 자주 찾지 않는 요즘에도 굳이 걸음을 하였고, 그 걸음이 후회가 없었다. 

인물의 중심임으로 실험 장면을 제외하면,(그 것 마저도 더 임팩트가 있었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큰 영상적 임팩트가 없음에도 시각적인 만족감과 음향적 만족감을 줬는데, 다만 긴장감을 주기 위해 긴장감을 과도하게 사운드로 표현했다는 느낌도 있다. 하지만  배우들의 연기가 더할 나위 없이 좋아 그런 불만은 단지 아쉬움으로 남게 되었다. 

머피의 연기는 자연스럽고, 세밀한 느낌이었고, 로다쥬는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하면 떠오르지 않을 수 없는 ‘아이언맨’의 이미지가 전혀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캐릭터에 빠져있는 느낌이었다. 물론 영화에서의 역할이 조금 애매한 느낌이 있지만, 충분히 만족했다. 과학자 교수들을 보는 느낌이었다. 

인물과 인물의 관계만으로 3시간의 시간이 이렇게 흘러갈 수 있음을 보여준 놀란 감독의 능력에 다시 한번 감탄을 받은 영화이기에, 아직 안 본 분이라면 영화관에서 보시기를 추천한다. 사운드가 상당히 크기 때문에 귀가 약하거나 민감하신 분들은 주의가 필요해 보인다.

 

프로메테우스가 인간에게 불을 전혀주고 3만년의 시간을 고통받은 것처럼, 아마 오펜하이머도 그러하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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