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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미제라블 뮤지컬 최재림 캐스트 후기

REVIEWS/ 영화 & 공연 & 여행 이야기 2023. 12. 31.

뮤지컬 레미제라블 캐스트

타격이 좋은 야구 팀을 언급할 때 쓰는 말인 ‘거를 타선이 없다’의 뜻은 1번 타자부터 9번 타자까지 타격을 잘한다는 뜻이다. 뮤지컬 레미제라블은 거를 넘버가 없다는 느낌이었다. 1부에서 많은 킬링 넘버들이 있었고, 2부에서도 이어졌다. 

레미제라블을 처음 접한 건 영화였다.  노래도 좋았고, 연기도 좋았고, 전체적으로 좋은 뮤지컬 영화였다. 넘버를 미리 알고 있었다. 물론 번안곡은 몰랐다. 뮤지컬 물랑루즈 후기를 쓰면서 원곡 넘버가 계속 맴돈다는 이야기를 했다. 뮤지컬 레미제라블의 번안곡은 물량루즈 같은 느낌이 들지 않았다는 것에 큰 점수를 주고 싶다.  

영화 레미제라블은 후기를 적으면서 두 번 보기 힘든 영화로 적었었다. 이유는 쉴 틈이 없었기 때문이다.  뮤지컬 영화이기에 노래가 나오는 것은 당연하지만, 그 틈이 너무 짧고, 끊임없이 암울한 분위기가 이어졌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뮤지컬 레미제라블도 힘들지 않을까 살짝 걱정을 했다.  걱정과 달리 뮤지컬 레미제라블을 중간, 중간 밝은 분위기 넘버가 존재했기에 편하게 감상할 수 있었다.(임기흥 배우의 존재감이 크게 다가왔다. 이런 배역이 정말 잘 어울린다.) 

조정은 배우의 목소리는 언제 들어도 아름답다. 뮤지컬 여성 캐릭터의 바이블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앞에서 언급한 떼나르디에 역의 임기홍 배우와 떼나르디에 부인 역 박준면 배우도 인상이 깊었고, 코제트 역의 류인아 역도 기억에 남을 만큼, 주연이 아니더라도 주목 받을 수 있는 좋은 넘버들이 많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 같다. 물론 메인 캐스트의 장발장 역이 그 만큼 비중이 줄어드는 것 아니냐는 걱정을 할 수 있지만, 킹링넘버인 ‘집으로’(Bring Him Home)’ 무대 만으로 그 존재감은 충분해보였다. 

뮤지컬 레미제라블을 보게 된 이유는 최재림 배우 때문이었다. 참으로 궁금했다. 라디오에서 뮤지컬 노트르담의 파리 넘버인 ‘달’을 부르는 것을 봤던 것이 컷다. 라디오의 특성 상 보정이 없음에도 빈틈없는 노래 실력을 보여줬고, 궁금했다. 뮤지컬 무대에서의 그는 어떤 지 말아디. 전체적으로 만족스러운 무대였다. 특히 ‘Bring Him Home’ 에서는 큰 키에서 나오는 분위기와 가성이 많이 섞여있는 그 목소리가 아직도 선명하게 기억이 난다.  연기도 좋았는데, 젊었을 때의 톤과 점점 늙어가면서 변해가는 톤을 잘 살린 느낌이다. 


예매를 하기 전, 레미제라블이 영화와 뮤지컬이 유명한 만큼 선택하기 쉽지 않았다.  최재림 배우가 아니였다면, 선택하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영화도 알고 뮤지컬도 알 고 있던 나 조차도  큰 만족감을 준 뮤지컬이었다. 주연과 조연의 밸런스와 좋은 넘버와 멋진 무대까지, 분위기를 상당히 잘 이끌어가고 잘 마무리 지었다.  결과를 알고 봐도 좋은 뮤지컬이 이런 뮤지컬이 아닐까 한다.  뮤지컬 팬이라면 후회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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